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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 장 소장 특별 인터뷰_10/21/20 미주한국일보


[인터뷰] “사명감으로 힘든 세월 버텼어요” 창립 20주년 맞은 ‘한미특수교육 센터’ 로사 장 소장

▶ 장애인 지원 공로 인정 받아 한국정부서 대통령상 수상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한미특수교육센터의 로사 장 소장

한인 발달 장애아를 위해 전문가들이 설립한 남가주 코리안 커뮤니티의 첫 비영리기관인 ‘한미특수교육센터’의 로사 장 소장(52)은 양한나 씨(전 소장)와 함께 이 센터를 창립한 후 20년 동안 이들의 아픔과 즐거움을 같이했다.

지난 2000년 부에나팍에 있었던 벤자민 대학교 방 한 칸을 얻어 한인 장애아와 부모 지원을 시작한 로사 장 소장은 그동안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2차례에 걸쳐서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지만 ‘해야 된다’라는 사명감으로 오랜 세월을 버텨냈다. 힘든 시기를 견디면서 장 소장은 한인 부모와 소통하면서 장애아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답답한 ‘엄마’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나씩 둘 씩 해나갔다. 장애아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에서부터 어떤 프로그램이 좋은지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들이 센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행히 남가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애아 특수 교육 한인 전문가들이 거의 자원봉사 수준의 수고비를 받고 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세미나를 진행해 주면서 장 소장은 그나마 숨통이 터였다. 이에 장 소장은 점차 자녀들의 발달 장애를 조기에 발견해서 대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할 수 있었으며, 일부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도록 가주 정부의 그렌트도 신청해서 받았다. 특히 장애인들이 좋아하는 ‘농구 교실’도 정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장 소장은 이 센터를 설립할 당시 굳게 다짐했던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답답한 심정 해소’에는 어느 정도 도움을 주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장 소장은 “무엇보다도 가장 큰 소득은 이 센터가 한인 커뮤니티에 점차 알려지면서 장애인에게 가졌던 잘못된 인식이 점점 바뀌었고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는 장애인을 트레이닝 시켜서 직장을 잡고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재정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이 센터를 반석위에 올려놓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장 소장은 후원자와 직원, 자원봉사자, 특수교육 전문가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그녀는 “어려운 시기에는 렌트비만 있으면 센터를 오픈한다는 각오로 일해왔다”라며 “지금은 그때보다 사정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후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연세대에서 심리학을 전공 후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에서 특수교육 석사학위를 받은 장 소장은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들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 되는 일’이라는 신념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 왔고 앞으로 능력 있는 1.5세나 2세가 나오면 자리를 물려줄 생각이다.

최근 한인 장애인 지원 공로를 인정 받아 한국정부로부터 대통령 상을 받게 된 장 소장은 “상을 받는다는 게 쑥스럽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센터 직원과 이사진, 후원자들의 덕분”이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남편 조제원 박사(이화여대 융합학부 뇌인지과학 교수) 사이에 딸 프랜시스 조 씨 (UCSF 신경과학 박사과정)를 두고 있다.

<글·사진 문태기 기자>